지역마다 문화적 색채가 있듯이 지역 문학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의 문화와 개성을 문학의 주제와 소재로 삼기도 한다. 여기 제주도도 마찬가지이다. 고대 설화는 물론 민요, 자연환경, 4•3의 아픔 등은 제주 문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문인들의 작품에도 많이 등장한다.
이곳 제주 문학관은 제주 문학의 정체성을 담아 도심 속의 자연을 구현하고자 2021년 10월에 준공되었다. 신건물인 만큼 내외부의 디자인이 깔끔함은 물론 장애인의 출입까지 신경을 쓴 편의적인 디자인들이 매우 많다. 이젠 버릇이 돼서 어디든 방문하게 되면 목적이나 용도보다는 출입 상황, 내부구조 등이 더 신경이 쓰인다. 여기도 곳곳을 둘러보았다.
무장애 공간이 대부분이며 널찍한 엘리베이터와 완만한 경사로, 특히나 각층에 있는 장애인 화장실이 감동이다.
1층에 들어서면 중앙에 안내데스크 주위로 집안 응접실 분위기의 북카페가 있다. 청명한 가을 날씨에 어울리는 대형유리창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연의 광채는 독서의 분위기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전시된 도서는 제주문화의 면모를 알 수 있을 만큼의 문학 서적이 존재하였는데, 전국뉴스로도 알려진 4•3의 아픈 문화는 여기에서도 빛바랜 서적이 존재할 만큼 아련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2층 상설전시실은 제주 문학의 연보에 따른 다양한 문학 자료들과 민요 등이 음원서비스를 통하여 기획되어 진행 중이다.
3층은 소모임 공간이나 세미나실, 작가들의 창작 공간실, 중앙에 아늑하게 조성된 문학 살롱이 갖추어져 있어 감히 제주 문인들의 아고라임을 자처할 만한 위용을 자랑했다. 내가 찾아간 평일 오전에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 조용히 독서하고 둘러보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4층에 마련된 대강당은 문학 행사는 물론 많은 관련 단체의 행사 문의를 통한 임대가 되어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
독서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는 기분을 느꼈으며, 그동안 제주 문학이나 제주 문인들에 대해 무관심했던 것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