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화려했던 옛 명성을 뒤로하고 패션과 문화의 거리로 자리를 잡은 제주 원도심에 자리한 칠성로를 다녀왔다.
여기에 마주한 제주가 자랑하는 흑돼지 식당이 즐비한 흑돼지 거리는 보너스(?)라고 할 수 있겠다. 택시를 타고 칠성로를 지날 때면 기사님은 자신의 젊음과 추억을 간직한 곳이며, 신제주나 시청 대학로, 일도지구 등 신흥 ‘핫플레이스’에 밀려 옛 자취를 잃어버린 것이 안타깝다고 늘 말씀하신다. 하지만 이젠 새로운 트렌드와 패션이라는 아이템으로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칠성로를 느낄 수가 있다.
어느 관광객은 여행할 때 옷을 챙기기 힘들어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옷을 사러 칠성로부터 찾아온다고 하는 분도 있을 정도이다. 데이트나 쇼핑, 길거리 공연 관람 등의 코스로 도민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차 없는 거리의 양옆으로 늘어선 유명 패션 브랜드숍은 칠성로가 패션의 거리임을 입증하는 단편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음악 다방같은 클래식한 카페와 이름도 외우기 힘든 현대식 카페가 공존하며, 쇼핑에 바질 수 없는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이나 간이식당들은 아기자기한 거리 골목의 정취와 추억을 소환하기도 한다. 이런 신구의 조화로움이 현대식 건물과 신문화가 장악한 신제주 문화권과 차별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또한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한 명품 흑돼지 거리가 마주하고 있다는 것은 식도락의 매력을 느끼게도 한다. 예부터 돼지고기의 품질과 맛으로 유명했던 제주산 흑돼지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식당이 줄지어 이어져 있어서 낮에 느꼈던 한산함이 밤에는 식당 손님으로 북적거려서 거리가 시끌시끌하다. 그리고 옆 광장에서 펼쳐지는 길거리 공연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와 음악 소리는 거리의 분위기를 한 것 고조시키며, 네온사인과 인파들로만 이루어진 다른 거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감흥이 일어나기도 한다.
원도심의 중심에 위치해 탑동광장, 산지천, 동문시장, 중앙로 지하상가, 제주 목관아 등을 같이 둘러볼 수 있는 점은 칠성로의 또 다른 이점이기도 하다. 정책이나 제도적으로 원도심 살리기에 힘쓰는 지자체의 노력에 다시 예 명성을 회복하려는 칠성로는 지금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곳이며 언젠가 다시 제주의 1등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을 날을 마음속으로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