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시돌 목장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있는 목장이다. 제주 지역 최초의 전기업목장(마을 공동 목장이 아닌 개인 사업주가 운영하는 목장)으로 1961년 11월 말에 세워져 양돈 사업을 실시하였으며, 면양을 사육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시돌 목장의 특색 있는 건축양식으로 테쉬폰도 유명하다. 1954년 4월 콜룸반외방선교회 소속으로 제주도에 온 아일랜드 출신의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P. J. Mcglinchey) 신부가 있었다. 한라산 중산간 지대의 드넓은 황무지를 목초지로 개간하여, 1961년 11월 성 이시돌의 이름을 따서 중앙실습목장을 건립한 것이 시초이다. 이후 배합 사료 공장을 시작으로 면양과 종돈을 도입하였고, 개척 농가를 위한 지원을 시작하였다. 또한 오랜 기간 소, 말, 돼지, 양을 도입하여 개척농가 조성 사업을 완료하였다. 성이시돌 목장의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Patrick James Mcglinchey) 신부는 지난 1973년 제주도 명예도민증을 받으며 '임피제'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되었다. 성이시돌의 이시돌(Isidore)은 독일계 유대인 자손 이시도르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임피제 신부는 25세인 1954년 제주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제주도는 6·25전쟁과 4·3사건 등으로 매우 빈곤하고 피폐한 지역이었다. 신자들의 믿음을 길러주는 게 사제의 최우선 소명이었지만, 가난에서 벗어날 길을 터주는 일이 더 급했다. 그래서 시도한 것이 지역신용협동조합 설립(한국에서 네번째)이고, 한라산 중산간 개간을 통한 목축업 육성을 연유로 이시돌 목장이 탄생하였다. 목장 입구에서 안으로 조금 진입하면 '우유부단'이라는 재치 있는 이름의 카페가 나온다. 바로 옆에는 목장의 유명한 건축물인 '테쉬폰'이 있다. 독특한 형태의 테쉬폰은 이라크 바그다드 가까운 곳에 ‘테쉬폰(Cteshphon)’(페르시아 테쉬폰 궁전)이라 불리는 곳에서 처음 건축 양식이 시작되었다하여 테쉬폰이라 불리고 있다. 제주도에는 1960년대에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곡선 형태의 텐트 모양처럼 합판을 말아 지붕과 벽체에 틀을 만들어 고정한 후 억새, 시멘트 등을 덧발라 만든 건축물이다. 서양의 건물이라해서 웅장하거나 화려한 모습이 아니다. 제주도의 힘든 그 시절이 고스란히 담긴 듯 한 테쉬폰은, 마치 제주 본래의 건물이었던 것 마냥 주변 자연에 잘 스며들어 있다. 길을 따라 천천히 목장을 구경한다. 마치 모임을 하는 듯한 젖소 무리들의 모습이 보인다. 반대편 초원에는 여러 마리의 말들이 풀을 뜯는다. 말들을 보는 순간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이제껏 봐왔던 타 목장의 말들과는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방목한 게 아닌 잘 가꿔진 모습이 말들이었다. 윤기가 흐르는 털, 탄탄한 근육과 늘씬한 몸매, 잘 생긴 얼굴. 텔레비젼에서만 보던 명마 같은 느낌이다. 알고 보니 이 곳은 경주마를 육성하는 목장이라고 한다. 멋진 말들을 보고 난 후, 초원사이에서 잠시 여유를 가지고 길을 따라 걷는다. 초원과 더불어 길 양쪽으로 우뚝 선 커다란 나무가 감동을 안긴다. 잠시, 아니 충분히 그 감동을 받은 후 걸음을 옮긴다. 목장을 나가기 전 길목에 이정표 하나가 눈에 보인다. 우측으로 향한 길을 따라 들어가보니 성당 건물과 성이시돌 센터, 새미 은총의 동산이 나온다. 임피제 신부는 사회적 소외 계층의 복지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병원을 설립하고 경로당과 양로원(요양원), 유아원과 유치원, 청소년 시설인 성이시돌 젊음의 집도 그가 설립하였다. 제주에서의 지난 '60년 세월' 동안이었다. 새미 은총의 동산을 바라보니 신부님의 마음과 사랑이 어떠했을지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가 있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만큼 아담한 사랑을 말이다. 종교라는 명분 아래, 신부님은 어떠한 마음으로 제주 섬에 들어와 삶을 살아가셨을까. ⌜종교는 무엇인가. 질문을 던져본다. 여러 종교들의 공통점은 신뢰(믿음), 사랑하는 마음일 것이다. 종교는 품는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괴롭고 고통스러울 때, 힘들고 지치거나 기쁘고 행복할 때. 이와 같은 인생의 모든 순간에 기도를 하게 된다. 물론, 종교가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교를 향한 신뢰. 종교가 없다면 자신에 대한 신뢰. 신뢰와 믿음은 두려움과 함께 자라나기 마련이다. 두렵고 불안한 순간 기대와 희망의 싹이 트고, 그 싹으로 인해 신뢰와 믿음에 대한 용기가 돋아나게 된다. 그 누군가 또는 그 어떤 것으로도 지친 내게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조용한 공간에서 홀로 기도를 해본다. 중요한 건, 어떤 대상이나 종교 이전에 내 뜨거운 가슴을 먼저 신뢰해야 한다. 나에 대한 신뢰(믿음)가 부족하거나 없다면, 다른 그 무엇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를 신뢰해야 비로소 다른 모든 것을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자비, 신뢰(믿음), 사랑, 소망. 이 모든 것은 나로부터 존재하는 것임을 잊지 않기를. . . . . .